그렇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한 인간의 삶에서 누군가에게 무엇이 되고팠던 간절함은 메시지 삭제 버튼으로 인해 너무도 간결하게 흔적도 없이 지워질 때 격한 슬픔을 느끼게 되고.아란(박지영)에 대해 연민을 가지고 있는 종훈은 차라리 이 일이 이렇게 없던 일로 되는 게 가장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그녀는 무언가를 잃었으나, 그는 무언가가 애초부터 없었다.제 마음을 읽혀 더는 거부할 수 없는 종훈의 룸서비스 요청을 받아들이고, 아키라의 룸으로 향하는 강재의 복도 씬은 그가 타인에게 웃어주는 이면으로 얼마나 심장에 물이 흘러내리고 있는지를 충분히 가늠케 하는 명장면이 된다.그러던 그에게,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공허가 무엇이었는지를 알게 해주는 여자가 나타났다. 하는 말은 달라도, 결국 같은 말이었음을 알게 해주는 여자. '심장에서 시냇물이 흐르는 기분'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여자.JTBC 드라마 <인간실격> 10회이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지만, 강재(류준열)가 가진 슬픔의 실체를 따라가다 보면 부정(전도연)이 가진 슬픔의 원인이 오히려 더 쉽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녀가 말한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는 의미는 '상실'이지만, 강재가 말하고 있는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는 의미는 '부재'이기 때문이다.(부재라는 단어가 적절한지 잘 모르겠다.)그리고 왜, 정우의 일이 그렇게 궁금했는지.그 누구에게도 아무 것도 되지 못한 강재의 슬픔은, 대낮에도 형광등을 켜야만 하는 '일조권'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엄마의 집을 찾아갔을 때 극대화된다.그러나 그들은 죽음의 공간이었던 '저수지'가 매개가 되어 재회를 앞두고 있고. 그렇게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는 이들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만남은 매번 우리들의 마음을 해일처럼 울렁이게 만든다.아무것도 될 수 없었던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조차 그녀로 채워지는 것이다.그러나 메시지가 지워졌다고 해서 지워낼 수 있는 게 아니다.어린 시절, 엄마가 옆에 있어도 엄마에게 가고 싶어 견딜 수 없었다던 강재는 마침내 허공이 아닌 부정이라는 존재에게로 시선을 맞춘다. 그녀에게 '무엇이 되고 싶다'.이 엘리베이터 장면은 배우 류준열의 이제껏 보지 못했던 얼굴을 보여줌으로써 오롯이 강재라는 인물의 심리에 빠져들게 만든다. 연출과 배우의 연기력이 극강이었던 명장면.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나는 강재 스스로도 자신이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먹어도 배고픈 이유가 무엇인지, 집에 있는데도 집에 가고 싶은 이유가 무엇인지, 심장에서 왜 자꾸만 시냇물이 흘러내리는 건지.그래서 나는 그의 슬픔이 이 드라마에서 가장 슬프다.극 중 가장 비열한 인생을 사는 종훈조차 아란에 대한 연민을 가지고, 그래서 강재가 부정에게 진심일지도 모른다는 그 마음을 엿보게 되는 이 장면은 <인간실격>이 등장인물 하나하나에게 얼마나 연민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이제 강재에겐, 그녀에 관한 것은 핸드폰에조차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었다.이 드라마가 특별한 이유, 그것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아무것도 될 수 없는' 이들의 보이지 않는 폭풍같은 그 마음 속을, 드라마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아무리 가까이서 차근차근 봐도 법률사무소 민성 전민성 변호사 여행 커뮤니티를 통해 여행 동행자로 만나거나 게스트 하우스 등에서 머물며 만난 상대와 연인 관계로 발전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다만 미혼인 척 상대방을 속이는 등 서로에 대해 자세히 모르는 채 만남을 시작하는 데 따른 피해 사례도 발생할 수 있다. 또 간통죄가 폐지되면서 배우자의 외도를 처벌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상간자 손해배상 및 법적 책임에 대해 법률사무소 민성의 전민성 변호사와 함께 알아봤다.- 상대방이 기혼 사실을 속이고 교제하면서 성적 접촉을 했다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나.▷ 상대방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배상을 받을 수 있다. 헌법재판소는 '성적 자기결정권이란 각자 스스로 선택한 인생관 등을 바탕으로 사회공동체 안에서 각자가 독자적으로 성적 가치관을 확립하고, 이에 따라 사생활의 영역에서 자기 스스로 내린 결정에 따라 자기책임하에 상대방을 선택하고 성관계를 가질 권리를 의미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법원도 상대방의 혼인 여부가 성관계를 맺을 상대방을 선택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본다. 만약 한쪽이 자신의 혼인 사실을 적극적으로 숨기거나 상대방이 착각하도록 만들었다면, 이는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상대방의 배우자로부터 상간자라는 이유로 소장을 받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상대방의 배우자로부터 소장을 받았다면 송달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꼭 답변서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소장을 받고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결백하니 아무 일이 없을 거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법원이 변론기일을 열지 않고 원고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일 수도 있다. 법원은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부정행위를 했을 당시 상대방이 배우자가 혼인한 상태임을 알고 있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상대방이 결혼하지 않았다고 속여 기혼자임을 모른 채 교제하고 있었다면 결혼을 약속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