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좋아하는 꽃의 이름은 무 네가 좋아하는 꽃의 이름은 무엇인지, 재미있는 장난감의 사용법과 물고기의 이름까지 다 알려주고 싶어. 네가 좋아하는 건 언제나 함께 하고 싶으니까. ━ ‘라(羅), 빛을 엮다’ 전시 9일부터 27일까지 재단법인 아름지기 통의동 사옥에서 ‘라(羅), 빛을 엮다’ 전시가 열린다. 중앙화동재단 부설 전통문화연구소 온지음의 옷공방과 오마 스페이스(OMA Space)가 협업해 전통에 뿌리를 두면서도 현대적 감각으로 새로운 한복을 제시하기 위해 기획된 전시다. 온지음 옷공방은 한국의 복식 문화 연구와 유물 고증을 바탕으로 전통 한복을 맞춤 제작하는 연구 집단이다. 또한 우리 전통 복식에 담긴 선조들의 지혜와 멋, 철학을 연구하고 현대적 소재와 기법을 접목해 우리 의복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라, 얇고 투명하며 부드러운 실루엣 특징 온지음 2025년 ‘라, 빛을 엮다’ 전시 작품. [사진 김용호] 그런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입기 편리하고 입고 싶어 하는 한복’이란 어떤 모습일까. 삶의 방식이 달라진 현대에서 한복의 변형은 불가피하다. 다만, 과거로부터 미래로 이어져야 할 원칙은 필요하다. 온지음 옷공방이 새로운 한복의 정체성을 만들기 위해 세운 기준은 두 가지다. 상의와 하의(치마·바지)가 분리되는 ‘이부양식(二部樣式)’, 앞섶을 V자 형태로 여미는 ‘카프탄(caftan) 양식’이다. 조효숙 옷공방 자문위원은 “여기에 자연의 미, 절제의 미, 품격의 미를 갖춘 게 한복의 기본”이라고 했다. 이번 전시가 더욱 의미 있는 것은 우리 전통 한복 소재를 연구·개발해 사용했다는 점이다. 전시 제목에서 강조하고 있는 ‘라(羅)’가 그것이다. 옷공방 이선경 방장은 “‘라’는 우리나라 고대부터 사용된 전통직물로, 특히 고려시대에는 그 제직기술이 매우 뛰어나 원나라 등 해외에도 알려질 정도였다”며 “라를 전문으로 짜는 장인이 따로 있고, 이들의 월급은 다른 직조기술자보다 월등히 높았다는 기록도 있다”고 했다. 4개의 경사가 서로 교차하는 가운데 위사를 넣어 일종의 그물처럼 얽힌 구조의 ‘라’는 현대의 니트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신축성이 훨씬 뛰어나고 구김도 적다. 무엇보다 투명성, 투공성이 높다. 고려시대 제작된 수월관음도에서 관세음보살이 겉에 걸친 의상이 바로 라로 만든 것인데, 매미의 날개처럼 얇고 투명한 데다 물 흐르듯 부드러운 실루엣이 특징이다. 네가 좋아하는 꽃의 이름은 무